기업은행 직원, 76억 대출 해 29개 부동산 사들여

프레스뉴스 / 기사승인 : 2020-09-01 18: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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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동산 규제 때 주거용 부동산 29건 쇼핑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한 직원이 최근까지 자신의 가족 앞으로 76억원어치 부동산 담보대출을 실행해 개인 이득을 취했다가 면직 처분 됐다. 이 직원은 정부가 부동산 규제 정책을 쏟아내는 시기에 경기 화성의 한 지점에 근무하면서 은행의 담보대출을 활용해 화성 일대 아파트·오피스텔·연립주택 등 29개 부동산을 사들였다. 평가차익만 50억~6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윤두현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1일 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대출취급의 적정성 조사 관련' 문건에 따르면 기업은행 A차장은 2016년 3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사실상 자기 앞으로 29건, 75억7000만원어치 부동산 담보대출을 실행했다. 최근까지 서울의 한 지점에서 근무한 A차장은 경기 화성의 한 지점에서 근무하던 당시 주로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A차장은 가족 명의를 앞세워 부동산 쇼핑에 나섰다. 그가 대출을 실행한 상대방은 자신의 아내·모친 등 가족이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기업 5개와 개인사업자였다. 법인기업 5개엔 총 26건, 73억3000만원어치 부동산 담보대출을 내줬고, 개인사업자엔 총 3건, 2억4000만원어치 부동산 담보대출을 내줬다. 
  
A차장이 실행한 부동산담보대출 총 29건의 담보물은 아파트와 오피스텔, 연립주택 등 주로 경기도 일대에 위치한 주거용 부동산이었다. 아파트의 경우 경기 화성에 위치한 아파트 14건을 포함해 총 18건이었고, 오피스텔 역시 경기 화성에 위치한 오피스텔 8건 등 총 9건, 연립주택은 경기 부천에 위치한 2건이었다.

A차장이 본격적으로 가족 명의 회사 등에 부동산 담보대출을 실행한 시기는 현 정부가 부동산 규제 정책을 쏟아냈던 때와 겹친다. 정부는 2017년 6월 19일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선별적·맞춤형 대응방안'을 발표한 이후 지난달 4일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하기까지 총 23건의 크고 작은 규제정책을 쏟아내면서 부동산 투기 제한에 총력을 쏟았다. 정부가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을 조이는 정책을 연이어 낼 때 국책은행인 기업은행 직원은 ‘셀프 대출’을 통해 부동산 투기에 나서 막대한 이득을 챙긴 것이다. 
 
한달 넘게 A차장 사건을 검사한 기업은행은 이날 A차장을 면직 처분하기로 하고 관련 공문을 사내에 게재했다. 하지만 기업은행 내부에선 회사 측이 A차장에 대한 징계로 '꼬리자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A차장이 76억원어치 부동산 담보대출을 가족 명의 회사 등으로 흘려보낼 때 이를 실행할 수 있도록 승인해준 당시 지점장 등에 대해선 어떤 처분이 있었는지 알 수 없어서다. 은행 지점의 대출은 지점장의 승인 없이 실행될 수 없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해당 차장은 여신 업무 처리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데다 '자기 이익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은행원의 품위 유지 관련 내부 코드, '바른경영'이라는 핵심가치 등에 반하는 행동을 했기 때문에 면직 처분을 내린 것"이라며 "당시 지점장에 대한 징계 여부는 개인의 인사정보라서 공개적으로 밝힐 수 없다"라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A차장이 담보대출을 통해 사들인 부동산의 평가차익도 50억~60억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차장이 해당 담보물 가운데 몇 건을 처분해 이 중 얼마를 이익으로 실현했는지, 평가액이 어떻게 변동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액수를 알 수는 없다. A차장에 대한 면직을 결정한 기업은행은 차후 절차에 따라 부동산 담보대출을 회수하는 등 후속 대처에 나설 계획이다.

윤두현 의원은 "현 정부의 부동산 폭등 정책으로 온 국민이 박탈감과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해서 심히 유감"이라며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다른 시중은행보다 내부통제기준이나 직원 개개인의 내부절차 규정이 더 잘 지켜져야 함에도 이런 문제가 발생하도록 뒀다는 것은 규정의 허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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