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승 칼럼] 윤석열

정철승 변호사 / 기사승인 : 2022-01-10 15: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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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THE FIRM 대표변호사
[칼럼]정철승 변호사= 윤석열씨는 아마도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후부터 내내 무척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평범한 일반인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면서부터 말이다.

고등학생까지 우등생이었을 것이고, 19살에 서울법대생이 된 후로 대개 평범한 법대생들이 그러듯이 사법시험 공부에 올인하느라 법서 외에는 별다른 독서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시험공부 기간이 길어져 30살이 넘도록 그런 생활을 계속하느라 사회 경험과 상식조차 부족해졌을 것이다. 심지어 군대도 안갔으니..

그러다가 30대 중반 가까운 늦은 나이에 검사가 되어 바쁘게 일하고 술 마시느라 제대로 폭넓은 독서나 공부할 기회는 없었을 것이고, 기껏 조중동같은 보수신문 정도가 그의 교양과 시사 상식을 채워주는 유일한 소스였을 것이다. 게다가 대화 상대가 마치 한 공장에서 찍어낸 듯 똑같은 수준의 검사들뿐이니 스스로 지식, 교양, 경험과 상식이 부족하고 치우쳤다는 사실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평검사에서 간부 검사가 되고 벼락출세로 검사장, 검찰총장까지 되어버리니 주위에는 자신이 아무리 터무니없는 헛소리를 해도 토를 다는 사람이 있을 리 만무했을 것이다. 토를 달기는 커녕 충성경쟁을 하느라 "총장님의 탁월한 식견에 탄복했습니다!!" 운운하는 자들이 넘쳐났을 것이다. 그러니 윤석열씨는 정말 자신이 탁월한 식견을 가진 인물이고 자신의 생각이 가장 올바르고 타당한 것이라 100% 확신하며 지냈을 것이다.

그런 그가 일반인들에게 자신의 탁월한 식견과 올바르고 타당한 생각을 알아듣기 좋게 조곤조곤 들려주자 탄복하기는 커녕 "1일 1망언"이라는 조롱과 지탄이 쏟아져서 당황했을 것인데, 처음에는 이를 "좌파들의 농간"으로 여겼을 것이다. 그래서 "좌파"와는 아예 말도 섞지 않으려 했던 것이고..

그러나 점차 시간이 지나자 좌파들의 농간만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일반적인 반응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우물 속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혼란을 느끼게 되었을 것이다. 나는 여기까지가 윤석열씨의 지난 해 12월경까지의 심리상태가 아닐까 짐작한다.

이런 우물 안 개구리가 대한민국이라는 큰 나라의 지도자가 되겠다며 나섰다는 사실 자체가 터무니없는 농담이다. 덕분에 국민들이 앞으로 남은 60일 동안 무척 즐겁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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