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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사진출처=뉴스핌] |
[프레스뉴스] 강보선 기자= 연초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꺼낸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제안이 연일 당 안팎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이 대표는 특히 당 내부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사면 제안을 언급한 지 이틀만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선고를 기다리겠다"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야권에서는 "당 대표가 대통령 고유권한인 사면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사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경계했다.
4일 설훈 민주당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코로나19로 인해 국민이 죽어 나가고 있고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데, 이런 상황을 극복하려면 국민의 뜻을 하나로 통합해야 된다는 판단일 것"이라며 이 대표의 사면 제안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전직 대통령 사면 제안은 새해 첫날 진행된 당 대표 인터뷰에서 처음 언급됐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며 "(전직 대통령 사면은) 지지층의 찬반을 떠나 국민 통합을 위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반발이 빗발쳤다. 지난 1일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두 전직 대통령의 반성과 사과도 없고,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사법적 심판도 끝나지 않았다"며 "시기나 내용 면에서도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누구를, 무엇을 위한 사면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김한정 민주당 의원은 "통합은 정치의 의무"라며 사면을 지지했다.
이 대표는 사면에 대한 당내 의견을 통합하기 위해 지난 3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최고위원들은 이 대표의 진정성은 이해하지만, 사면 논의를 위해서는 당사자들의 사과와 반성이 있어야 한다는 쪽으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입장을 밝힐 때까지 관련 언급을 자제하자는 결론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도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단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사면 제안을 한 지 이틀만에 한발 물러선 것이다.
당원들과 당 지지자들의 반발은 계속 이어졌다. 3일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사면에 대한 비판 여론이 나오며 이 대표를 향한 사퇴를 요구하는 당원도 있었다. 일부 지지자들은 민주당 의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유하며 "문자를 통한 사면 반대 의견을 표명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4일 오전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 유튜브 생중계에서도 '사면 반대'를 외치는 댓글이 연이어 달렸다.
청와대는 지금까지 전직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일절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대표도 청와대와 사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 대표가 지난달 12일, 26일 두 차례 문 대통령과 독대한 만큼 사면에 대한 얘기가 오갔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야권에서는 우려와 환영이 공존했다. 이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는 아니라고 하지만 사면 문제가 갑작스럽게 터져 나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 대표가 무슨 의도로 연초에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여당 대표가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도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사면은 대통령에게 주어진 헌법상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판단해서 사면해야겠다고 하면 언제든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에 대해 다른 사람이 이런저런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성격이 아니다"라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사면은 문 대통령이 정치적 결단으로 단행할 일이지, 정략적으로 활용한다든지 사면을 갖고 장난치면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측도 이 대표의 언급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같은날 CBS 라디오에서 사면 건의 자체에는 동의하면서도 "국민의 공감이나 당사자의 반성은 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이 상임고문은 "사면에 찬성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텐데, 찬성이든 반대든 사면권 당사자의 판단 문제 아니냐"며 "사면은 사면을 해 주는 사람의 의지와 사면을 받는 사람들의 생각이 공감대를 이뤄야지,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사면권자가 '내가 칼자루를 잡았으니 너 반성해라, 사과해라'고 말한 적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제안을 긍정 평가한 야권 인사는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다.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전직 대통령 두 분의 사면은 국민 통합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며 "문 대통령의 조속한 사면 결정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페이스북에 환영한다는 뜻을 밝히며 "분열을 조장하는 국정 운영에서 벗어나 새해부터는 통합에 힘을 싣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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