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노란봉투법, 원·하청 직접 교섭 시대 개막… "대화·협력 해결해야"

강보선 기자 / 기사승인 : 2026-03-09 10: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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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간부회의서 대응상황 점검 당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8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통과됐다. 노조법은 이날 재석 186인, 찬성 183인, 반대 3인, 기권 0인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사진=뉴스1

[프레스뉴스] 강보선 기자= 오는 10일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시행되면서 산업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하청 노동조합은 원청 기업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 합법적인 쟁의행위에 대한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도 제한된다. 노동계의 본격적인 집중 교섭 시기인 춘투 국면과 맞물려 법이 시행되면서 현장 노사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의 핵심은 사용자 범위 확대다. 

 

그동안 노동계는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진짜 사장'과의 교섭이 가능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현행 법은 사용자를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해 사업주를 위해 행동하는 자'로만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근로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면 교섭이 어려웠다.


하지만 개정법에는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으로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사용자로 본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원청인 대기업이 하청업체 근로조건에 개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해당 업체 노조가 원청 대기업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때 사용자성 인정의 핵심 기준은 '구조적 통제'다.

원청 사업자가 하청 소속 근로자의 근로시간이나 휴식시간, 특정 공정에 필요한 인력 수 등 근로조건의 결정권을 구조적으로 제약할 수 있다면 사용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노동안전에 있어서는 원·하청 노동자가 같은 장소에서 근무하고, 시설·장비 등 관리·개선이 하청 사용자 단독으로는 어려운 상황이라면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될 수 있도록 했다. 작업공정·안전절차·보호장비 등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원청이 지배·통제하고 설비·시설도 원청 소유인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임금과 관련해서는 원청이 투입 인원과 근로시간 등을 기준으로 인건비를 사실상 결정하거나 임금 인상률, 각종 수당 기준을 직접 제시하는 경우 사용자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다만 모든 경우에서 원·하청 관계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통상적인 도급계약에서 나타나는 지시·조정은 계약상 관리 수준이라, 구조적 통제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예를 들어 공장 구내식당에서 조리·배식업무를 맡고 있는 사내 하청업체에 '식사 시간에 맞춰 조리·배식업무를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통상적인 계약 일정 조율로 볼 수 있다.

물품 납기 일정에 맞춰서 업무를 해달라고 요구하거나 설계 도면대로 작업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같은 사업장 내에서 일한다고 하더라도 지정된 작업구역을 사용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 작업장 내 자재·폐기물 관리 방식을 준수해달라고 하는 요구하는 정도로는 사용자성 인정이 어렵다.

 

개정법 시행 이후에는 근로자의 지위,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 사용자의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이 있을 때도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해진다.


지금까지는 노조가 파업을 포함한 쟁의행위를 하려면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이 외 정치적 목적으로 인한 파업 등은 모두 불법파업으로 간주돼 처벌 대상이 됐다.

경영계가 특히 주목하는 대목은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이 쟁의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제조업 공장 이전 결정도 노조와 협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핵심은 근로조건에 대한 실질적·구체적 변동을 초래하는지 여부다. 이에 따라 합병·분할·양도·매각 등 기업조직 변동을 목적으로 하는 결정 그 자체는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다.

다만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리해고나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 등 고용조정이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경우 노조가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아직 발생하지 않은 갈등 상황을 지나치게 우려하기보다 노사 간 대화와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경영계는 교섭을 회피하기보다는 대화와 책임있는 자세로 상생의 해법을 찾는 노력을, 노동계는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절제와 타협의 자세로 대화에 임해달라"며 "노사 모두가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협의에 나선다면 산업 현장의 갈등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협력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의 노력과 노사의 대화와 타협의 노력이 더해지면 원·하청 노사와 우리 경제가 상생하는 길이 만들어질 것"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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