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한 칼럼] 멸공

김요한 / 기사승인 : 2022-01-11 17: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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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자신의 인스타에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이마트에서 장을

보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렸다. (사진=윤석열 후보 인스타그램)

 

[칼럼]김요한 새물결플러스 대표= 아래 이야기는 실화다.

1. 20년 전에 국방대학교에서 교수로 근무하던 지인 집사님 부부가 진지하게 상담을 요청했다. 

새벽기도 문제 때문이었다.
부부가 매일 새벽기도회에 갈 때마다 담임 목사 설교때문에 너무 시험에 든다는 것이었다.
담임 목사가 1년 365일 동안 주구장창 새벽기도 설교 시간마다 '음란 비디오'를 보지 말라고 야단을 친다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밤새 음란 비디오를 보다가 새벽 기도회에 나오지 말라는 내용의 설교를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한다는 것이었다.
바쁘고 피곤한 신도들이 어떻게 해서든지 새벽 기도회에 참석해서 은혜를 구하려고 하면 담임 목사가 되지도 않는 야단을 쳐대는 통에 하루의 시작부터 산통이 깨져서 도저히 교회를 다닐 마음이 안 든다는 하소연을 했다.
그러면서 남자 집사님이 하는 말이 "담임 목사 본인이 음란 비디오를 보다가 새벽기도회를 나오는 게 아니면 대체 어떻게 그런 문제 의식을 가질 수 있겠냐?"고 했다.
즉 목사의 문제를 교인들에게 억지로 뒤집어 씌운다는 것이었다.
뼈가 있는 일침이었다.

2. 한국 개신교 목사들 상당수가 '북한 공산당'에 대해 거의 광기 수준의 혐오 반응을 보인다.
하나님의 생명과 평화의 말씀을 전하기에도 아까운 금쪽 같은 설교 시간에 북한에 대한 반감과 저주로 일관하는 목사들도 적지 않다.
교회가 용서와 화해의 사람들을 양성하는 것이 아니라 증오의 전사들을 키워내는 곳으로 전락한 이유다.
진짜 문제는, 북한을 열심히 욕하는 목사들일수록 교회에서 하는 짓이 북한 공산당과 거의 흡사한 행태를 보인다는 것이다.
의사 결정권과 재정 사용권을 일방적으로 독점 내지 과점하고, 교회 내 언로를 차단 혹은 통제하며, 무엇보다 목사직을 끊임없이 신성화시킨다.
그리고 만년에는 그 목사직을 자식에게 세습한다.
대개 이런 목사들일수록 북한을 더욱 가열차게 비난한다.
북한 공산당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민주 정부까지 싸잡아서 빨갱이 취급하며 자신의 '의'를 마음껏 뽐낸다.
뻔뻔하고 가증하고 역겨운 짓을 서슴지 않는 것이다.

3. 재벌은 어떤가?
재벌에 비하면 목사들은 아무것도 아니다.
일정한 규모 이상의 재벌들은 공산당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모라자지 않는 '권위주의'와 '통제' 문화에 친숙하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재벌 오너들의 경우 아랫사람에게 함부로 손찌검을 한다든지, 소위 조인트를 깐다든지 하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회자되는 판국이다.
회장이 순시라도 할랍시면 전체 직원들이 마치 군대 사열 장면을 방불하듯 '도열'해 있는 장면이야말로 '전체주의적' 모습이 아니던가?
그런데도 재벌들은 입만 열면 '자유민주의'가 어떻고 '시장 경제'가 어떻고 떠든다.
사실 이들이 말하는 자유와 민주는 자기들이 마음껏 돈을 벌 수 있도록 아무도 텃치하면 안 된다는 뜻에 다름 아니다.

4. 교회든, 시장 경제 만능주의자들이든 간에 공산당을 욕하는 '대의'는 그것이 '유물주의 사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유물주의를 달리 표현하면 '물질 유일주의' 또는 '물질 만능주의'로 환원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오늘날 대한민국 사회는 '물질을 신처럼 떠받드는' 면에서 얼마나 자유로운가?
심지어 교회마저 '돈을 우상처럼' 떠받들며 살고 있지 않은가?
돈에 환장한 목사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니 재벌은 말할 것도 없다.
공산당에 대해서만 '유물주의' 어쩌고 저쩌고 할 것이 없다.
대한민국 안에도 '물질'을 인생의 유일한 가치로 숭앙하는 사람들, 특히 특권층 가운데 천지 삐까리다.

5. 무려 전직 검찰총장 출신이, 전직 감사원장이, 전직 국회의원들이 선거를 앞두고 다시 색깔론 망령을 무덤에서 불러내기 위해 '달파멸공' 릴레이나 하는 오늘의 대한민국 일각의 모습은, 딱하다 못해 절망적인 감정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신세계 정용진은 '멸공' 논란에 대해 '저 위에 있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둘러댔지만, 국힘당의 윤석열, 나경원, 최재형, 김진태 등은 아예 노골적으로 '달파' 즉 문재인 지지자들을 '멸공'의 대상으로 분명히 적시했다.
요사이 문 대통령 지지율이 40% 정도 나오니 국민의 40%를 멸공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참으로 무서운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런 사람들이 70년 전 한국전쟁 당시 상대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던 사람들과 정신적 바탕에 있어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통탄할 일이다.

6. 공산주의를 멸하는 것이 고작 멸치와 콩을 사들고 사진 한 장 찍어서 에스엔에스에 올리는 것으로 가능한 일인가?
누가 봐도 촌극이다. 아니, 비극이다.
더 근본적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물질 만능주의', '물질 유일주의' 세계관은 어떻게 극복하고 치유할 것인가?
그것이 대형마트를 찾아 달걀, 파, 멸치, 콩을 사서 사진을 찍어 올리면 가능한가?
물질만능주의 세계관에 빠져 있는 사람들의 특징은, 다른 사람을 목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수단'으로 간주하여 이용하고 착취하는 데 능하다는 것이다.

지금 국힘당 윤멸치가 하는 짓이 딱 그렇다.
표만 된다면 여혐이든, 남혐이든, 세대간 갈등과 전쟁이든, 이념 전쟁이든, 지역 혐오든 상관없다.
갈등과 다툼을 마음껏 부추기고 그 불꽃에 기름을 붓는다.
그에게 국민은 그저 대통령이 되기 위한 도구와 수단에 불과하다.
이 얼마나 지독한 유물론자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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