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빌리라고 했다", 59억원 빼돌린 남성

김담희 / 기사승인 : 2015-08-09 11: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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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국에서 선교 활동을 하는데 나중에 갚을 테니 돈을 빌려달라"
9일 검찰은 애인에게 하나님이 빌리라고 했다고 하고 59억원을 빼돌린 30대 남성에게 8년 징역을 선고했다.[사진=KBS 캡쳐]


(이슈타임)김현진 기자=애인에게 하나님이 빌리라고 했다면서 돈을 빼돌린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유남근)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여행사 대표 박모씨(36)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박씨에게서 25억9000여만원을 추징하라고 명령했다.

박씨는 2009년 3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자신과 연인 관계였던 이모씨(36·여)에게 ·하나님이 너에게 돈을 빌리라고 하셨다· ·내가 미국에서 선교 활동을 하는데 나중에 갚을 테니 돈을 빌려달라·고 말해 649차례에 걸쳐 58억9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처음부터 선교사 활동을 할 계획이 없었던 박씨는 이씨의 신앙이 두텁고 회사에서 재무과장으로 일하는 점을 이용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회삿돈을 횡령해 가며 돈을 건넨 끝에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4월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고, 2심을 거쳐 형이 확정돼 현재 복역 중이다.

재판 과정에서 박씨는 돈을 받아 사용했지만 선교 활동에 쓸 것처럼 이씨를 속이지 않았고, 돈을 줄 때마다 ·기도를 해 보고 돈을 줄지 결정했다·고 말한 점에 비춰 이씨가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돈을 건넨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씨가 준 돈이 횡령한 돈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이후 회사 측에 6억원을 돌려줬다며 ·불법으로 돈을 취득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는 논리도 폈다.

그러나 재판부는 박씨의 주장을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박씨가 돈을 빌릴 때마다 이씨에게 ·하나님과 관련된 돈이다· 등의 말을 한 점에 비춰 신앙과 관련된 일이라고 속여 돈을 받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울러 ·박씨는 이씨가 월 200만원 남짓을 급여로 받는 평범한 회사원이고 별다른 자산이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며 ·횡령금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법성이 가볍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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