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차례 변경된 날림·땜질식 설계…'다시는 가기 싫은 구장' 고척 스카이돔

박혜성 / 기사승인 : 2015-11-26 1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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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 야구장 돔구장으로 바꾸면서 기형적으로 설계 변경
고척 스카이돔이 리그 개막 전부터 논란에 휩싸였다.[사진=TV조선 뉴스]

(이슈타임)박혜성 기자=프로야구 구단 넥센 히어로즈의 홈 구장으로 사용 예정인 고척 스카이돔이 정식 리그 개막 전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26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고척돔은 지난 4일 쿠바와의 대표팀 평가전 때 공식 오픈한 후부터 '다시는 오고 싶지 않은 구장'이라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 야구 사상 최초의 돔구장인 고척돔은 서울시가 무려 2713억원의 예산을 들여 6년간의 공사 끝에 완공됐다.

하지만 고척돔을 직접 방문해 본 팬들은 불편한 것이 너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좌석이 최대 31개까지 일렬로 붙어 있어 중간에 앉은 관객이 경기 도중 나가기라도 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큰 불편을 줄 수밖에 없다. 이는 15개 정도 좌석만 붙여놓은 여타 구장과 대비된다.

게다가 고척돔의 좌석은 앞뒤 간격이 좁아 체구가 큰 남성의 경우 앞좌석에 무릎이 닿을 정도다. 이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고척돔에 갈 때는 기저귀라도 차고 가야겠다'는 조롱이 나오고 있다.

또한 설치된 전광판은 가로 24m, 세로 7.6m로 국내 9개 프로 야구장 중 가장 작다. 이는 지난해까지 넥센이 썼던 목동구장의 전광판 가로 25.3m, 세로 10m보다 훨씬 작은 크기로 '망원경을 가져가야 야구를 볼 수 있겠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구조적인 문제도 상당수 제기되고 있다.

내야석과 외야석이 완전히 분리된 기형적인 구조 탓에, 먄악 외야석 쪽에서 사고가 나도 내야를 통한 이동이 불가능하다.

경기장에 일반 팬들이 이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도 단 한대 밖에 없어 노약자와 장애인을 수용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차와 교통문제도 심각할 것으로 예측된다.

주차 면수가 1300면에 달하는 잠실 구장도 경기가 벌어지면 주변 주차장까지 가득차는데, 새로 지은 고척돔은 어떤 이유에선지 주차 면수가 492면에 불과하다.

대체 가능한 주차장이 있지만 경기장까지 20~30분을 걸어야 하는 거리에 있어 주차 대란 불가피하다. 지하철을 타고 오더라도 역에서 경기장까지 적지 않은 시간을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무엇보다 고척돔 주변은 서울 서남권에서 가장 교통이 혼잡한 지역으로 악명이 높은 곳이다.

서울시청에서 스카이돔까지는 17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퇴근 길엔 이 거리를 가는데 1시간 이상 걸린다.

퇴근 시간이 아니더라도 양화대교 남단에서 경인고속도로 입구, 서부간선도로까지는 교통량이 많다. 경기장 앞 고척교 교차로 역시 상습적인 정체 구간이다.

다음해 고척돔에서 정식으로 경기가 열리게 될 경우 자동차들이 시속 17㎞ 이하로 운행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선수들도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다.

고척돔의 천장은 회색이라 공이 하늘에 뜨면 식별하기가 어려워진다. 쿠바와의 평가전에 출전했던 김현수(두산) 선수는 '하늘에서 갑자기 볼이 나타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더그아웃에도 지붕이 없어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선수들의 머리 위로 파울볼이나 관중이 던진 오물이 날아들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게다가 여타 구장과 달리 불펜이 그라운드 옆에 있는 것이 아니라서 투수들이 연습 투구를 하려면 지하 1층으로 26개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선동열 대표팀 코치는 '코칭스태프가 불펜 투수들의 연습 투구 상황 체크도 못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들은 애초에 돔이 아니라 아마추어용 일반 야구 경기장으로 시작했다가 하프돔을 거쳐 돔구장으로 계속 설계변경이 이뤄지는 바람에 프로 경기를 치르기에 어울리지 않는 시설과 구조를 갖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성 전 대한야구협회 부회장은 '아마추어 야구장으로나 쓰면 적격인 돔구장'이라고 혹평했다.

그간 야구 발전을 위해 돔 구장을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해오던 허구연 KBO야구발전 위원장도 '21세기 최악의 돔구장'이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허 위원장은 '고척돔은 원래 개방형 일반야구장이었는데 돔구장으로 바뀌면서 설계가 여덟 차례나 변경이 됐다'며 '옥외에 있는 시설을 실내로 지으려면 모든 설계가 다 바뀌어야 하는 게 당연한데, 땜질식으로 설계만 거듭 바꾸면서 기형적인 모습이 돼 버렸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고척돔 철골 공사를 할 때 박원순 시장을 만났는데, 그때 내가 '차라리 천장을 덮지 말고 그냥 공사를 중단해라. 그래서 이런 부실공사를 다시는 해선 안 된다는 상징으로 남기라'는 말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허 위원장은 '당초 400억원 정도 들여 지으려던 일반야구장이 2700억원짜리 돔구장으로 바뀌었는데도 서울시 공무원들이 야구에 대한 진정성 없이 형식적인 요건에만 집착하면서 이런 결과가 빚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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