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개인정보 보호 위해 테러범 아이폰 잠금 해제 거부

박혜성 / 기사승인 : 2016-02-17 22: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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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수사 위한 법원 명령 거부 불사
애플이 고객 정보 보호를 위해 범죄 용의자들의 아이폰 잠금 해제를 거부했다. 사진은 아이폰을 사용한 테러범들.[사진=BBC]

(이슈타임)박혜성 기자=애플이 수사를 위해 범죄자의 아이폰 잠금을 해제해 달라는 FBI의 요구를 거절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팀 쿡 애플 CEO는 '고객에게 드리는 메시지'를 통해 '미국 정부는 애플이 우리 고객의 보안을 위협하는 전에 없는 조처를 받아들이라고 요구해 왔다'며 '우리는 이 명령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FBI는 작년 12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버너디노에서 발생한 무슬림 부부의 총기난사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아이폰 보안체계를 뚫지 못해 골치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이슬람 근본주의에 심취한 것으로 알려진 사이드 파룩과 그의 아내 타시핀 말리크는 당시 발달장애인 복지'재활시설에서 14명을 살해해 체포됐다.

그런데 FBI는 아이폰의 교신 내용을 파악해 공범의 존재 여부나 극단주의 세력과의 연계성을 조사하려 했지만 잠금과 암호화를 풀지 못해 수사 답보를 겪고 있다.

이에 법원 또한 FBI의 사정을 고려해 애플에게 아이폰을 열어볼 수 있도록 하라고 명령했지만 애플이 이를 거부한 것이다.

쿡은 'FBI가 중요한 몇 가지 보안 특징을 피할 수 있는 새로운 운영 시스템을 만들어 용의자의 아이폰에 설치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정부는 애플이 우리 고객을 해킹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수십 년 동안 발전시켜온 보안을 해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번 법원 명령에 거부한다'며 '그 명령은 당면한 법률문제의 차원을 뛰어넘는 더 심각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쿡은 법원 명령을 거부하는 게 쉽지 않지만 미국 정부의 도를 넘는 행태에 분명히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한편 애플은 지난 2014년 9월부터 문자 메시지나 사진 등의 정보를 암호화했다.

기기가 잠겨 있으면 사용자가 설정한 비밀번호가 있어야만 자료에 접근할 수 있고, 설정에 따라 10번 이상 잘못된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기기의 모든 자료는 자동으로 삭제될 수 있다.

한편 영국 매체 BBC는 FBI가 용의자의 아이폰 비밀번호를 확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값을 넣는 '무차별 대입 공격'을 쓸 예정이며, 이를 위해 무제한으로 비밀번호를 입력해도 자료가 삭제되지 않도록 애플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법원 명령에 거부함에 따라 앞으로 펼쳐질 법정 공방에서 애플은 업계와 사용자 다수의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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