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미학·기호학·다국어 등 모두 능통한 시대의 지성
(이슈타임)박혜성 기자=소설 '장미의 이름'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작가 움베르토 에코가 향년 84세로 별세했다. 20일 라레푸블리카 등 이탈리아 매체들은 오랫동안 암 투병 중이던 에코가 전날 저녁 9시 30분께 자택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작가이면서 학자이기도 한 에코는 '장미의 이름'과 '푸코의 추' 등의 소설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거장이다. 문학뿐 아니라 역사와 철학, 미학, 기호학, 문화 비평 등 다방면에서 왕성환 활약을 펼쳐 시대를 대표하는 지성으로 꼽힌다. 에코는 1932년 이탈리아 북서부 피에몬테 주의 알레산드리아에서 태어나 가톨릭 계열 학교에서 수학했으며 토리노대에서 중세 철학과 문학을 전공했다. 토마스 아퀴나스 사상에 대한 논문으로 학위를 받은 그는 TV 방송국에서 문화 담당 에디터 등으로 일하면서 1950년대 중반부터 강단에 서기 시작했다. 토리노대와 밀라노대, 피렌체대 등에서 미학과 건축학, 기호학 등을 가르쳤으며 1971년부터는 볼로냐대에 몸담았다. 철학부터 컴퓨터, 영상 커뮤니케이션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지식을 쌓은 그는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비롯해 영어'불어'독일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 등 다국어를 통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에코는 학자로서 기호학 분야에서 일찍부터 인정을 받았으나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계기는 1980년에 펴낸 첫 소설 '장미의 이름'이었다. '장미의 이름'은 에코의 방대한 지식이 담긴 현학적 내용과 중층적인 전개방식 탓에 독자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음에도 세계적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 작품은 40여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적으로 5000만부 이상이 팔렸다. 그가 1988년 두 번째로 내놓은 소설 '푸코의 추'도 출간되자마자 전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밖에 '중세의 예술과 미학', '기호학 이론', '독자의 역할', '기호학과 언어철학', '해석의 한계' 등 그가 남긴 학술 이론서들도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에코는 스스로를 철학자로 정의하면서 '소설은 주말에만 쓴다'고 말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에코는 지난해 일곱 번째이자 마지막 소설인 '누메로 제로'(Numero Zero)를 출간하는 등 최근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다. 그는 이 소설에서 타블로이드 언론과 음모론 등을 다루며 현대 이탈리아 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냈다. 그는 미디어 재벌 출신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부패와 전횡을 두고 히틀러나 카다피에 비유하는 등 현실 정치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편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에코에 대해 '유럽 지성에서 드물게 탁월한 사례'라면서 '그는 과거에 대한 특별한 지식과 무궁무진한 미래 예측 능력을 겸비한 인물이었다'고 기렸다. '
세계적인 지성 움베르토 에코가 별세했다.[사진=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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