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 '필리버스터', 미주리 주 민주당 의원들 39시간 토론

박혜성 / 기사승인 : 2016-03-10 22: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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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서 발의한 '종교자유법' 막기 위한 조치
미국에서도 필리버스터가 등장했다.[사진=CNN]

(이슈타임)박혜성 기자=최근 우리나라 국회의 필리버스터가 세계적인 화제가 된 가운데 미국 의회에서도 47년 만의 필리버스터가 등장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미주리 주 상원의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동성 결혼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이른바 '종교자유법'의 표결 처리를 막고자 39시간 동안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

공화당 소속 밥 온더 의원이 발의한 '종교자유법'은 동성 결혼에 반대하는 법원 서기나 결혼식장 업자, 종교 단체, 빵 가게 주인, 꽃가게 점주 등이 종교적 신념을 내세워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 소수자 손님을 탐탁지 않게 여겨 차별하더라도 처벌받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성 소수자를 차별토록 한 이 법안은 미주리 주 헌법에 어긋난다며 강력히 반대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7일 오후 4시(한국시간 8일 오전 7시)부터 필리버스터를 시작, 9일 오전 7시(한국시간 9일 오후 10시)까지 39시간동안 토론을 이어갔다.

무제한 토론에 지친 의원들이 잠을 자거나 옷을 갈아 입으러 나가 의사당은 거의 텅 비었으며, 일부는 매시간 정족수를 셀 때만 의사당에 들어오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인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는 성 소수자의 권리 옹호를 위해 나선 자당 의원들을 격려했다.

민주당 대통령 경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 또한 '필리버스터는 우리 모두를 자랑스럽게 할 것'이라고 지지 의사를 보냈다.

그러나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 의원들이 '선결발의'란 제도를 통해 민주당 의원들의 필리버스터를 제한했고, 결국 찬성 23, 반대 9로 상원 합동 결의안 39호(종교자유법)는 가결 처리됐다.

전체 34석인 미주리 주 상원은 공화당 24석, 민주당 8석, 공석 2석으로 이뤄졌다.

미주리 주 상원은 10일에 이 법안에 대한 최종 투표를 한 번 더 한 뒤 하원에 넘길 예정이다. 하원에서도 통과될 경우 이 법안은 올해 8월 또는 11월 있을 주민 투표를 통해 실행 여부가 판가름난다.

한편 이번 무제한 토론으로 미주리 주 상원은 1999년 낙태법안 표결 때 작성된 해당 의회의 최장 시간 무제한 토론 최장 시간(38시간) 기록을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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