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채팅로봇 '테이', 공개 16시간 만에 운영 중단

박혜성 / 기사승인 : 2016-03-25 09:5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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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주의자들, 테이에게 의도적으로 차별 발언 학습시켜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공지능 채팅로봇 테이가 공개 16시간 만에 운영을 중단했다.[사진=Tay 트위터]

(이슈타임)박혜성 기자=마이크로소프트(MS)가 선보인 인공지능 채팅로봇 '테이'가 공개 16시간 만에 운영을 중단했다.

테이는 컴퓨터가 인간 언어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MS의 실험 프로젝트로, 18~24세 연령층의 미국인 사용자를 겨냥해 제작됐다.

테이는 구글의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같이 '신경망'이라고 불리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인간들과 대화를 하면서 나오는 단어의 사용법, 질문에 답하는 방식, 특정 사안에 관한 정보나 의견 등 입력된 데이터를 스스로 분석, '학습'해서 반응에 이를 반영한다.

따라서 즉 어떤 사람들과 어떤 대화를 나누느냐가 테이의 반응 양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23일(현지시간) 테이가 온라인으로 공개된 직후 백인 우월주의자와 여성'무슬림 혐오자 등이 모이는 익명 인터넷 게시판 '폴'에 '테이가 차별 발언을 하도록 훈련시키자'는 내용의 제안이 올라왔다.

이들은 주로 '따라해 봐'라는 말을 한 뒤 부적절한 발언을 입력하는 수법을 사용했으며, 대화를 나누면서 욕설이 섞인 말투와 인종'성차별 등 극우 성향의 주장을 되풀이해서 테이에 들려주기도 했다.

이러한 데이터에 노출된 테이는 그 후 부적절한 차별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테이는 '너는 인종차별주의자냐'라는 질문에 '네가 멕시코인이니까 그렇지'라고 답하는가 하면, '홀로코스트(제2차대전 당시 나치에 의한 유대인 학살)가 일어났다고 믿느냐'는 질문에 '아니, 안 믿어 미안해' 또는 '조작된 거야'라는 의견을 밝혔다.

'제노사이드(대량학살)를 지지하느냐'는 물음에도 '정말로 지지한다'고 답했으며, 미국과 멕시코 사이 국경에 큰 장벽을 세우고 멕시코가 건설 비용을 내도록 하자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경선주자의 말을 되풀이하기도 했다.

심지어 페미니스트들에게 욕설을 하며 저주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테이의 이런 발언이 논란에 휩싸이자 MS는 문제가 된 테이의 일부 트윗과 공개 메시지 등을 삭제하고 운영을 일시 중지했다.

MS는 'AI 챗봇 테이는 인간 참여를 위해 설계된 머신 러닝 프로젝트로, 기술적인 실험일뿐만 아니라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실험이기도 하다'며 테이가 부적절한 방식으로 응답하도록 만들려는 일부 사용자들의 악용 시도가 발견돼 일단 운영을 중단하고 조정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MS가 지적한 악용 시도가 테이가 이상한 거동을 보인 실제 원인인지는 지금 단계에서 명확하지 않으며 MS도 그런 주장은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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