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의 모습.<사진=곽정일 기자> |
(이슈타임)곽정일 기자=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 패배를 수습할 혁신비대위원장을 뽑기 위해 국민공모까지 하는 가운데 물망에 오른 인물들이 모두 고사하면서 인물난(難)을 겪고 있다.
안상수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은 3일 혁신비대위 준비위원회의에서 "혁신비대위원장 후보군과 관련해 `인터넷 등을 통해 국민 공모를 하겠다"며 "현재 위원장급으로 보이는 분들이 40명 가까이 추천됐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이 여러 경로를 통해 추천받은 위원장 후보 명단에는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등 40명이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모두 고사하거나 심지어 불쾌감을 표시하는 사람도 있다.
이정미 전 재판관은 한 언론에 "제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최장집 교수는 "농담일 것, 제의가 와도 수락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회창 전 대표의 측근은 중앙일보를 통해 "요청이 오더라도 비대위원장을 전혀 맡을 생각이 없다"며 "언론을 통해 여론을 떠보는 것 아니냐. 정치권이 예의가 없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의 인물난(難)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국당 역대 비대위원장이 대부분 허수아비 노릇만 하고 물러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익명을 요구한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사실 한국당의 경우 기존에 차지하고 있는 당내 기득권이 강하기 때문에 누가 비대위원장으로 와도 허수아비 노릇만 하고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솔직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들어온 인물 중 제대로 인적청산 혹은 당내 쇄신을 이룩한 사람이 있나"반문하며 "누가 비대위원장으로 오더라도 위원장에게 주어진 전권을 휘두를 수 없고 배척당하는 게 당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5월 새누리당(現 자유한국당)은 총선 패배 후 당 정상화를 이끌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김희옥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내정했다. 하지만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김 전 비대위원장은 당시 유승민 의원 등의 탈당 의원들 복당 문제로 정진석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갈등을 빚었고, 새누리당 사무총장이었던 권성동 의원의 경질을 요구했다가 권 의원과도 대립각을 세웠다.
결국, 권 의원이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나면서 갈등은 봉합됐지만, `계파 청산 의지가 없다`는 당내 비판에 휩싸였고 추진력을 잃었다는 것이 관련자들의 평가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등장했던 인명진 전 비대위원장도 김 전 비대위원장과 비슷한 순서를 밟았다.
2016년 12월 23일 취임한 인 전 비대위원장은 당시 "필요하면 출당 조치까지 염두해 두고 있다"며 강력한 인적 쇄신을 예고했다. 약 2주 후인 1월 6일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정부 하에서 새누리당 4년간 책임 있던 자리에 있으면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사람, 당 대표나 정부 중요자리에 들어간 사람은 대통령을 잘못 모셨으니 책임져야 한다"며 친박 인사들의 탈당을 요구했다.
이는 서청원 의원을 비롯한 친박세력들의 반발을 불러왔고 이후 새누리당 상임전국위원회가 그들의 보이콧으로 무산되면서 인적 쇄신에 실패했다.
인 전 비대위원장은 2016년 1월 기자간담회에서 "새누리당이 정치하는 데인 줄 알았는데 와서 보니까 교회더라. 서청원 집사님이 계시는 교회"라며 "그래서 비대위원장을 성직자를 구했더라. 근데 나는 교회를 은퇴했고, 은퇴한 목사는 교회에 다시 가면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잘못 왔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성태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은 지난달 26일 "비대위원장에게 2020년 총선 공천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칼을 줘야 한다"며 새로 오는 비대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줄 것을 시사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실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이야기"라며 "그러려면 당규로 제정을 해야 하는데 당내 의원들이 그걸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을 것. 상임위 보이콧부터 시작해 강력 반발이 시작될 것이고 당내에서 배척당하기 싫은 의원들은 눈치만 볼 것, 이게 한국당의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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