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혁 칼럼] 한국의 교수자리란 무엇인가?

이주혁 / 기사승인 : 2025-11-05 15: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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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성형외과 전문의 이주혁 원장= 연합뉴스 기사를 보니 인천대는 유승민 딸과 그 경쟁자들의 교수채용 관련서류를 다 증거인멸해 버린것 같다. 영구보존해야 하는 서류라고 하는데 뒤 구린 게 아주아주 많은가보다.


아내가 국내 대학(사회과학계열) 학부·박사과정 마치고, 미국 명문대 가서 포닥을 4-5년 하고 국내 기업 연계활동하면서 7년 이상 경력 쌓으며 논문을 미친듯이 썼다. 교수 지원을 엄청 했으나 결국 아무데도 되지않아 포기했었다. 

 

아내 말로, 본인이 쓴 논문들의 양과 질, 경력 스펙 등이 경쟁자들 그 누구한테도 떨어지지 않는다 했는데, 결국 국내 박사 경력으로는 임용시켜주는 데가 없다는 것 같았다.


유담 기사를 보여주니 돌을 씹은 것 같은 표정이었다. 그냥 한마디로 말도 안된다는 것이다. 아내가 그렇게 부들부들 떨며 화내는건 보기 드문 일이다.

한국에서 인문계열 교수 임용이라는 건 어떤 일인가? 그 자리 하나 때문에 10년 가까이 노예처럼 지도교수한테 부려먹히고 입에 풀칠하며 인권도 최저임금도 없이 지내는 일이다. 

 

한국의 교수자리란 무엇인가? 친구, 지인들은 전부 회사생활하며 하나둘 자기 자리 잡는동안 최소 10년 이상을 국내외를 떠돌며 그 자리 하나만 보고 아무런 보장도 없이 늙어가는 일이다.


아내 말로는 그놈의 교수자리 하나 받기 위해 기다리고 노예생활하고 외국 나갔다오느라 돈 다 쓰고 그러다, 결국 야쿠르트 아줌마 하는 동료도 있었다고 한다. 보험 아줌마가 되거나 대리운전하는 남자들도 있다고 한다.

국내대학 박사 따자마자 무경력으로 교수 임용이 났다는 건 엄청난 뭔가가 있어야 한다. 노벨상을 받았다든지, 국가를 위기에서 살렸다든지, 전 국민의 존경을 받을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든지. 

 

그런데 경력도 없이 논문도 부실한데 저 나이에 교수가 되었다는 건 생각보다 큰 사건이다.


인천대라고 무시하는 사람이 있다. 교수자리 얻겠다고 지방도 내려가고 재단이 부실해 월급도 밀리는 경우 많다. 그러나 인천대는 수도권에 있는 국립대학이다. 월급 밀릴 일도 없고, 한번 임용되면 거의 철밥통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거기 지원했다 유담때문에 떨어진 지원자는 절대 이 일을 그냥 넘어갈 생각이 없어 보인다.

한 가지 궁금한 것은 왜 유승민 딸이냐는 것이다. "아빠 나 교수하고 싶어. 교수 사 줘" 이랬다 했을때, 돈 많은 재벌이면 그냥 대학 하나를 짓거나 사서 딸한테 자리 주면 끝날 일이다. 그런데 정치인이거나 높은 자리 있는 관료라면 결국 돈보다는 인맥일 것이다. 

 

유승민은 인천대에 초청돼 몇 차례 강연회를 연 적이 있다. 이건 인천대의 행정 실세 누군가가 유승민과 아주 가까운 사람이거나 정치적인 지지자란 뜻이다. 그게 이인재 총장일 수도, 옥우석 학부장일 수도 있다. 그런건 수사가 진행돼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간이 크다. 특혜채용은 여기저기서 참 많지만, 위에 언급했듯 교수자리를 놓고 벌이는 경쟁은 전기스파크가 튈 정도로 치열하고 피 튀기는 전쟁과 같다. 그걸 얼토당토없는 낙하산으로 갖다 꽂고 증거서류는 인멸해버리다니, 절대 그냥 대충 덮일 수 있는 사안이 못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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