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동안 2명의 자살시도 막은 경찰관

백민영 / 기사승인 : 2015-04-14 09:5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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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 직후인 3~4월 학생들이 마포대교를 찾는 사례가 자주 있다"
마포대교에서 2일 동안 2명의 자살기도 수험생의 마음을 돌린 경찰관이 있어 화제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GettyImagesBank멀티비츠]
(이슈타임)권이상·백민영 기자=지난 2일 오전 9시 야근을 마친 장재근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 순찰팀장은 마포대교를 건너던 중 자전거 페달을 급히 멈춰 세웠다.

한 여학생이 다리 난간에 기대 서 있었기 때문이다. 순간 불안한 느낌을 받은 장 팀장은 여학생에게 다가갔다.

교복차림의 여학생은 한강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장팀장은 위험한 상황임을 직감했고 자신의 신분을 밝힌 후 여학생을 옆 벤치로 데려갔다.

다리에 있던 여학생은 경기 지역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A(18)양. 부모의 기대에 성적이 미치지 못하자 스트레스에 시달린 나머지 학교 대신 마포대교에 찾아왔다며 장 팀장에게 털어놨다.

장 팀장은 ·나도 경찰공무원 임용시험과 진급시험 등을 치러왔지만, 성적이 오르지 않아 속상할 때가 많았다·며 A양을 달랬다.

대화를 나누던 장 팀장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 바로 전날 같은 자리에 다른 남학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장팀장은 ·어젯밤에도 너처럼 이 자리를 찾은 학생이 있었단다·로 조심스레 운을 떼며 전날 있었던 일을 A양에게 들려줬다.

지난 1일 오후 8시 ·마표대교 난간에 기대 우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가 용강지구대에 들어왔다. 빠른 출동과 설득 끝에 지구대로 경기지역 고교 3학년 B(17)군을 데려왔다.

B군은 운동이 좋아 체육학과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아버지와의 마찰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팀장은 B군에게 ·아버님은 네 미래를 고려해서 그렇게 말씀하신 거다. 아버님과 담임선생님, 너 세명이 대화하는 시간을 만들어 봐라·고 조언했다.

B군의 이야기를 마친 장팀장은 자신의 스마트폰을 A양에게 보여줬다. ·선생님을 만나보라고 아빠를 설득 중·이라는 B군의 문자 메시지가 와 있었다.

장팀장은 A양에게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 있지만, 그 시기를 잘 넘기면 좋은 날이 온다·고 위로했다.

장 팀장은 14일 ·새학기 직후인 3월에서 4월 어린 학생들이 마포대교를 찾는 사례가 자주 있다·며 ·고3 학생들은 지금 성적이 수능 성적이라는 무신경한 말에 큰 상처를 받거나 근심에 빠져 극단적인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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