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빚 못 갚아도 상환 노력했다면 사기죄 아니다"

박혜성 / 기사승인 : 2015-06-30 15:3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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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상 채무불이행일 뿐 형사상 사기죄로 볼 수는 없다
빚을 못 갚아도 상환을 위해 노력했다면 사기죄가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사진=YTN 뉴스]

(이슈타임)박혜성 기자=빚을 못 갚아도 상환을 위해 노력했다면 사기죄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30일 대법원 2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 부부의 상고심에서 징역 8월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김씨 부부는 25년 동안 알고 지낸 이웃으로부터 지난 2007년 5월~2008년 11월 세 차례에 걸쳐 모두 7000만원을 빌렸다가 갚지 못해 기소됐다.

사기죄로 기소된 부부에게 1·2심은 돈을 빌릴 당시 운영하던 업체 직원 급여도 제대로 주지 못했고 돈을 빌려 또 다른 빚을 갚아야 할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돈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과 다른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은 부인이 돈을 빌리면서 남편 회사가 부도 위기라는 사실을 솔직히 말하는 등 적극적인 기망행위를 했다고는 보이지 않고, 피해자도 5년이 지나서 고소한 점 등을 고려하면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인간관계를 고려해 돈을 빌려준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돈을 빌린 시점에 김씨가 빚을 갚지 못할 수 있다고 예견했다는 점만으로는 곧바로 사기죄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할 수 없으며, 채무불이행 사태를 피할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성실히 노력했다면 ·단순한 민사상 채무불이행일 뿐 형사상 사기죄로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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