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구파발 검문소 총기사고 축소 수사 의혹 제기

박혜성 / 기사승인 : 2015-08-26 13:5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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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총 잠금장치 일부러 제거 후 발사했음에도 고의성 없다 주장
경찰이 구파발 검문소 총기 사고를 축소 수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사진=YTN 뉴스]

(이슈타임)박혜성 기자=지난 25일 발생한 구파발 검문소 총기 사고에 대한 경찰의 '제 식구 감싸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군인권센터는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당국은 직업경찰인 박 경위의 주장만 받아들이고 있다'며 '검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박 상경과 그 유가족들의 입장에서 엄정히 수사하고 기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은평경찰서 소속 박모 경위는 전날 오후 4시52분께 은평구 구파발 군경합동검문소에서 휴대하고 있던 38구경 권총을 쏴 의경대원 박모 상경을 숨지게 했다.

경찰은 조사 결과에 대해 '박 경위가 검문소 생활관에서 간식을 먹고 있던 의경 3명에게 '너희끼리만 빵을 먹느냐'며 총 쏘는 장난을 치던 중 실제로 총탄이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경위는 '권총(리볼버) 탄창의 첫 번째 탄구는 공간이라 발사되지 않는 줄 알고 장난으로 방아쇠를 당겼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헀다.

그러나 군인권센터는 '총기를 장난으로 사용했다는 말이야말로 장난으로 보이는데 경찰당국은 박 경위의 오발 주장을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앵무새처럼 되 뇌이고 있다'며 '경찰당국의 인식수준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또한 1989년부터 경찰 생활을 시작한 박 경위는 30년 가까운 경력을 지닌 경찰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총기 관리 규정 오인 등 단순한 실수로 빚어진 오발 사고로만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38구경 권총은 잠금장치 역할을 하는 고무를 방아쇠 울에서 제거하지 않는 한 발사되지 않는데, 박 경위는 이 고무를 일부러 제거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경찰은 '정황상 (살인)고의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박 경위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인 뒤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면서도 '법리적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군인권센터는 '박 경위의 주장처럼 장전 상의 실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정확히 박 상경의 급소를 향해 총을 겨누고 오발을 방지하는 고무를 의도적으로 제거한 것은 당연히 미필적 고의를 의심해야 하며 처음부터 '오발사고'로 단정지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미필적 고의가 밝혀지면 박 경위를 살인죄로 기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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