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뒤흔든 '실시간 아바타 게임'…"자 이제 게임을 시작하지"

박혜성 / 기사승인 : 2015-11-23 13: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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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 지시 따라 부천서 제주도까지 여행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실시간 아바타 게임'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슈타임)박혜성 기자=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아바타 게임'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사건의 발단은 지난 16일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이하 오유)에 올라온 '실시간 아바타 게임'이라는 글에서 시작됐다.

오전 6시1분 쯤 이 글쓴이는 마치 게임의 한 장면처럼 '잠에서 깼다'는 말과 함께 '1.씻는다', '2.다시 잔다'는 선택지가 주어졌다.

이에 한 누리꾼이 아무 생각 없이 '다시 잔다'고 댓글을 남겼지만, 글쓴이는 '다시 자려 했으나 잠이 오지 않는다'면서 '1.씻는다', '2.잠들 때까지 잔다'는 선택지를 다시 제시했다.

글쓴이가 정말로 댓글을 통한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알게 된 누리꾼들은 씻으라고 명령했고, 이내 글쓴이는 씻고 난 후 '밖으로 나왔다'고 말하며 지하철을 타러 갈지, 버스터미널로 갈지를 재차 제시했다.

그러던 중 글쓴이가 댓글로 하달된 명령에 따라 어디론가 여행을 갈 것임을 눈치 챈 한 누리꾼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무안을 가서 무안하게 무안단물을 먹고 온다'라는 무리수를 던졌다.

그런데 글쓴이는 정말로 무안행 버스표를 끊었다.

그는 게임이 실시간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인증샷을 공개했고, 누리꾼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부천에서 무안은 무려 5시간이 걸리는 먼 거리임에도 글쓴이는 누리꾼들의 명령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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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의 지시에 따라 정말로 무안행 티켓을 샀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후 글쓴이는 정말로 무안에 도착했다.

무안에 거주 중이던 몇몇 누리꾼들은 '추적자'를 자칭하며 글쓴이의 행방을 쫓기 시작했고, 그들은 글쓴이와 함께 있음을 증명하는 인증샷을 실시간으로 공개하며 즐거워했다.

그러다 무안에 온 김에 바다를 보고 가라는 제안에 그는 목포로 이동했고, 제주도에도 가라는 주문이 쇄도하자 글쓴이는 또 다시 정말로 제주행 배 티켓을 예매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한 누리꾼의 명령 때문에 선착장까지 걸어 가느라 배를 놓칠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마침 주변에 살던 한 누리꾼이 자신의 차로 글쓴이를 선착장까지 태워다 주기도 했다.

그렇게 그는 제주행 페리에 올랐고, 제주도에 거주 중인 누리꾼들은 아예 제주항으로 마중을 나가는 등 엄청난 관심과 격려를 보냈다.

게다가 한 누리꾼은 글쓴이에게 무려 제주도 신라호텔의 방을 예약해주는 등 파격적인 지원을 해주기도 했으며, 모 회사의 대표이사라는 누리꾼은 80만원 어치의 회를 대접하기도 했다.

글쓴이를 따라 제주행 비행기를 예매하는 누리꾼들도 속출했다.

그렇게 제주도 여행까지 마친 글쓴이는 '집으로 가야 한다'며 또 다시 교통편에 대한 선택지를 제시했고, 결국 그는 집에 도착한 인증샷을 올리며 2박 3일 간의 여행을 마무리했다.

누리꾼들은 일제히 글쓴이의 무사 귀환을 축하하며, 함께 여행할 수 있어 행복했다는 소감을 남겼다.

한편 무려 12개의 게시글로 구성된 글쓴이의 이번 여행에는 21명의 '추적자' 누리꾼들이 함께 했으며, 각 게시글마다 수천개의 댓글이 달리고, 이 댓글을 달기 위해 오유에 신규 가입을 한 회원이 급증하는 등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게임이 모두 종료된 후에도 이 글을 '성지'라 부르는 누리꾼들의 '성지순례' 댓글이 이어지는 등 계속해서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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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가 집에 도착하며 실시간 아바타 게임은 끝이 났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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