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교실＇ 재학생들에게 돌려주지 않으면 학교 교육 활동 거부하겠다＂
(이슈타임)박혜성 기자=단원고등학교 학부모들이 세월호 참사 사망 학생들의 '기억교실'을 재학생들에게 돌려달라고 요구하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를 무산시켰다.

16일 단원고 재학생 학부모 30여명은 이날 낮 2시 열린 예정이었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장소에 미리 들어가 학생들의 입장을 막았다.

행사장 안에서는 재학생들이 후배들의 오리엔테이션 행사를 돕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으나 신입생들은 행사장에 발도 들여놓지 못했다.

이후 학부모들은 관계자들이 가져온 교과서 배송을 막으면서 몇몇 학생들을 들여보낸 뒤 성명서만 나눠주고 다른 문으로 나가게 했다.

단원고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회 등으로 구성된 단원고 교육가족은 성명서를 통해 '존치교실 앞에서 심리적 불안감, 우울감, 억압, 죄책감, 표현의 자유가 없어 정상적인 교육을 받기 어렵다'며 '존치교실을 학교의 주인인 재학생들에게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신입생 행사 저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이들은 '일부 유가족과 시민단체에서 10개 교실을 영구 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재정 교육감이 이를 방관하고 있다'면서 이 교육감의 사퇴를 주장했다.

아울러 '재학생의 방과후 수업, 교직원과 추모교실 방문객을 포함한 모든 인사의 학교 내 출입, 학교운영위원회와 신학년도 준비, 교직원 연수 저지 등 단원고의 교육활동을 일절 거부하겠다'면서 교육청 점거농성과 함께 이재정 교육감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는 등 교육행정당국을 상대로 물리적,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기도교육청과 단원고는 명예졸업식인 지난달 12일까지 교실을 존치할 예정이었으나 유가족과 시민단체가 영구 보존을 요구하며 이전 등을 반대해 재학생 학습공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동안 재학생 학부모들은 유가족 측의 입장을 고려해 공식입장 표명이나 집단행동을 자제해 왔으나 교실 부족으로 자녀 학습권이 제한받게 될 상황에 직면하자 지난 2일 호소문 발표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집단행동에 나섰다 .

한편 '4'16가족협의회와 시민단체 등은 여전히 기억교실 존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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