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장서 축의금 슬쩍한 50대 남성…결혼식 사진에 찍혀 들통

김담희 / 기사승인 : 2016-03-07 14:3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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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전 가장 혼잡한 시간대 노려 축의금 슬쩍해
7일 서초경찰서는 예식장에서 가족행세를 하며 축의금 봉투를 훔친 남성을 구속했다.[사진=연합뉴스]


(이슈타임)김현진 기자=결혼식장에서 축의금을 빼돌리던 50대 남성이 결혼식 사진에 찍혀 범행이 들통났다.

7일 서초경찰서는 상습 절도 혐의로 김모(59)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결혼식장에서 접수대가 가장 붐비는 예식 시작 직전 가족 행세를 하며 일을 돕는 척 축의금 봉투를 받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올해 1월 말 서초구의 한 교회에서 결혼식을 한 A(34)씨는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축의금 명부를 살펴보다 고개를 갸웃했다.

회사 동료 이름이 방명록에는 있었지만 축의금 명부에는 빠져 있었다. A씨는 이 동료와 결혼식 때 인사를 나눈 기억이 생생했다. 특히 그가 축의금을 내지 않을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A씨는 이 동료에게 연락해 조심스레 혹시 축의금을 냈느냐 고 물었다. 이 동료의 대답은 결혼식에 오지 않은 다른 사람의 축의금도 함께 가족 에게 건넸다 는 것이었다.

누군가 축의금을 빼돌렸다고 확신한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수사는 시작부터 난관에 빠졌다. 예식장이 교회여서 축의금 접수대를 비추는 폐쇄회로(CC)TV가 없었다.

하지만 A씨가 고용한 웨딩촬영 기사가 축의금 접수대 풍경을 무심코 찍어둔 사진들이 결정적 단서가 됐다.

신랑 측 접수대 부근에서 깔끔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중년 남성이 몇 차례 찍혔는데 A씨 가족이나 지인 중에는 그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 일부 사진에는 이 남성이 신랑의 가족인양 축의금을 내려는 하객에게 봉투를 건네주는 장면도 담겼다.

그는 축의금의 경우 명부와 실제 액수가 맞지 않아도 하객에게 실제 돈을 냈는지 따져 묻기가 쉽지 않고, 경사 라는 이유로 피해 신고를 꺼리는 점을 노렸다고 경찰은 전했다.

조사결과 김씨는 결혼식장에서 축의금을 턴 것만으로 전과 14범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같은 수법의 전과자와 대조해 김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지난달 26일 서초구의 한 지하철역에서 김씨를 붙잡았다.

김씨가 A씨의 결혼식장에서 훔친 봉투만 13개, 100여만원 상당에 이르렀다. 그는 같은 날 또 다른 결혼식장에서 축의금 70여만원을 훔쳐 다른 경찰서의 추적도 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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