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도 넘은 경쟁' 결혼정보업체 가연, 경쟁사 설문조사 베껴 보도자료 배포 논란

박혜성 / 기사승인 : 2016-03-24 14:04:49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설문 주제·답변·응답률·관계자 멘트까지 정확하게 일치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동종업체의 과거 설문조사를 그대로 모방해 보도했다.[사진=제보자 제공]

(이슈타임)박혜성 기자=결혼정보업체들 간의 순위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한 업체가 경쟁사의 것을 그대로 베낀 듯한 설문자료 결과로 보도자료를 배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3일 가연은 20~30대 미혼남녀 380명(남성 200명·여성 1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과 사랑의 상관관계·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런데 이 설문조사 결과는 동종업체인 ·듀오·가 지난 2014년 12월 19일 발표했던 자료와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다.

듀오는 남성의 48%는 ·일 때문에 이별한 경험이 있다·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성은 72.6%가 ·일로 인한 이별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가연의 설문조사 또한 동일한 내용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응답자의 비율은 소수점 아래까지 정확하게 일치한다.

이어지는 ·일 때문에 연인과 이별한 가장 큰 이유·, ·일로 바쁜 연인에게 가장 듣기 싫은 말·, ·업무 스트레스를 가장 편히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 등에 대한 질문 역시 순서와 답변 내용, 퍼센트가 완전히 동일하다.

심지어 설문조사에 대한 담당자의 멘트까지 같다.

듀오와 가연의 담당자 모두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일과 사랑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야 말로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위한 중요한 동력·이라고 말한다.

양 측 설문조사에서 다른 것은 참여 인원 뿐이다. 듀오의 설문에 응한 인원은 20~30대 미혼남녀 391명(남성 179명·여성 212명)으로, 가연 측 참여자 보다 11명이 더 많다.

이와 관련해 가연 측 관계자는 ·관련 자료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해당 내용을 많이 참고한 것 같다·고 인정하면서도 ·직접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은 맞다·고 해명했다.

가연 측에서 실제로 설문조사를 진행 후 내용을 발표한 것은 맞지만, 답변자들이 본인의 경험 등을 토대로 제시해준 내용을 반영하다 보니 질문·답변 내용이 의도치 않게 듀오의 조사 내용과 비슷해졌다는 것이다.

담당자의 멘트가 같은 것에 대해서도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듀오 측 담당자의 멘트가) 담당자의 생각과 비슷하다고 판단해 인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응답률이 소수점 아래 숫자까지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에 대해서는 ·왜 그런지 잘 모르겠으며,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다른 자료를 참고하더라도 응답 내용, 문단 구조 배열 등이 동일하게 보이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을 접한 듀오 측은 ·특별한 대응 조치를 취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재발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듀오 관계자는 ·(듀오는) 미혼남녀에 대한 시의성 있고 재미있는 주제를 선정해 유익한 자료를 꾸준히 제공해왔다·면서 ·고생해서 만든 자료인데 (가연 측의 자료가) 토씨 하나까지 틀리지 않고 일치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방법으로 배포하는 타사의 자료가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 같아 염려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명백한 저작권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일은 동종업계로서 상도덕에 어긋나는 행위·라며 ·결혼정보업체들 간의 순위 싸움이 치열한 만큼 정정당당한 경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프레스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