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영군 학대 살인' 친부, 아들 사망 이틀 뒤 '정관 복원 수술' 예약

박혜성 / 기사승인 : 2016-04-04 16: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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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몸을 빌어 원영이가 다시 태어날 거라 생각했다" 변명
신원영군을 학대하고 살해한 친부가 아들의 사망 이틀 뒤 정관 복원 수술을 예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사진=연합뉴스 TV]

(이슈타임)박혜성 기자=7살 소년 신원영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친부가 아들의 사망 사실을 알고도 비뇨기과에 전화를 걸어 정관 복원 수술을 예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수원지검 평택지청은 신씨가 숨진 원영군의 시신을 베란다에 그대로 방치해 둔 상태에서 새 부인과의 아이를 갖기 위해 이러한 행각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 말까지 3개월여간 원영이를 화장실에 가둔 채 학대하던 계모 김모씨는 1월 29일 오후 원영이 몸에 락스 2리터를 부었다.

이후 원영이가 며칠간 식사를 못하고 굶자 김씨는 다음날 강제로 사과 한쪽을 먹였고, 이로 인해 다음날인 31일 오후 원영이는 바지에 설사를 했다.

화가난 김씨는 31일 오후 1시께 원영이의 옷을 벗겨 찬물을 퍼부은 뒤 오후 6시께 남편 신모(38)씨가 퇴근하고 집에 오자 오후 7시께 또다시 원영이 몸에 찬물을 뿌렸다.

몸 상태가 극도로 악화된 원영이는 이날 밤 화장실 안에서 "엄마"라고 부르며 신음했고, 그 뒤에도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다.

이에 신씨가 원영군을 병원에 데려가려고 했으나 김씨는 아이의 상처를 들킬까봐 이를 반대했고, 결국 원영이는 그대로 방치돼 목숨을 잃었다.

소아과 전문의는 당시 원영이가 숨지기 직전 숨을 헐떡이며 호흡하는 "체인스톡호흡" 증상을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이들은 원영이가 숨질 당시 족발과 소주를 사서 나눠 먹고 있었다. 게다가 김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게임 아이템을 구입하기도 했다.

다음 날인 2월 1일 오전 원영이가 숨진 채 발견되자 둘은 시신을 유기할 계획을 세운 후 비닐팩과 아동용 이불 등을 구입했고, 청북면 야산을 한차례 찾아갔다가 땅이 너무 얼어 팔 수 없자 되돌아왔다.

이에 따라 원영이 사망 시점은 당초 경찰 수사에서 드러난 2월 1~2일이 아니라 1월 31일~2월 1일인 것으로 최종 결론났다.

또한 원영이가 사망한 지 이틀 지난 2월 3일 신씨는 비뇨기과에 전화를 걸어 "과거 정관수술을 했는데 복원할 수 있느냐"며 문의한 뒤 3월에 수술을 예약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신씨는 "아내(김씨)의 몸을 빌어 원영이가 다시 태어날 거라 생각했다. 새로 태어날 아이의 이름을 원영이로 지으려 했다"고 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한 관계자는 "수사자료를 종합해 볼 때 두 부부는 아이가 사망하길 바란 것으로 보일 정도로 잔인하고 치밀하게 행동했다"며 "아이가 사망한 바로 다음날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점이나, 며칠 뒤 아이를 갖기 위해 문의한 점 등은 정말 충격적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수원지검 평택지청 형사2부는 이날 김씨와 신씨 모두에게 살인"사체유기"아동복지법 및 아동학대범죄특례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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