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라텍스 매트리스, 불씨 없어도 화재 발생

김담희 / 기사승인 : 2016-05-06 10:5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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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돌 문화인 우리나라에서 천연라텍스 매트리스 자연발화 위험 더 커
온돌이나 전기장판과 함께 천연라텍스를 사용할 경우 자연발화가 발생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사진=조치원소방서]


(이슈타임)김현진 기자=천연라텍스 매트릭스가 불씨나 고온이 아닌 곳에서 자연발화해 화재가 발생하는 일이 일어나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세종시 연서면의 한 주택에서 주인이 없는 사이 화재가 발생했다.

'옆집에서 연기가 솟아오른다'는 이웃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대원들은 현장에서 라텍스 매트리스가 타면서 연기를 내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하지만 까맣게 타버린 매트리스 주변에서 불을 낼 만한 물질을 보지 못했다.

통산 침대나 매트리스에서 발생하는 화재의 경우 전기장판의 과열'합선으로 불이 난 후 매트리스나 침구로 옮겨붙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전기장판이 없었고 바닥에 설치된 전기온돌 패널의 온도조절장치는 '0℃'에 맞춰져 있었다.

게다가 거주자는 불이 나기 전날 집을 비우면서 누전 차단기를 작동시켜 전기온돌 패널에 전기가 통하지 않는 상태였다.

전열이 끊어진 지 최소 26시간이 지난 온돌패널 위 매트리스에서 저절로 불이 난 것이다.

현장을 살펴본 세종시소방본부 조치원소방서 화재조사팀은 여러 정황을 바탕으로 이 화재를 천연라텍스 매트리스의 '자연발화'라고 결론 내렸다.

자연발화란 적정한 조건이 형성되면 물체 내부에서 산화 반응으로 열이 생겨 발화점까지 온도가 올라가 불이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화재조차팀은 국내외 문헌을 검색한 결과 해외에서는 천연 라텍스가 자연발화성 물질로 분류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연구를 수행한 백성환 소방위는 6일 '지금까지 국내에선 천연 라텍스의 자연발화성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며 '하지만 해외 정부기관은 천연 라텍스나 천연 라텍스폼 소재의 화재 위험성을 오래전부터 안내한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미국에서 천연 라텍스폼은 자연발화성 3단계 중 중간수위릐 위험한 물질로 분류된다.

실제 연구팀이 천연라텍스 베개를 전기온돌 패널 위에 방치하는 실험을 한 결과 자연발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온돌 문화인 우리나라는 외국보다 천연라텍스 매트리스 자연발화 위험이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종시 사례처럼 온돌 또는 전기온돌 패널을 설치한 바닥에 천연라텍스 매트리스를 놓고 쓴다면 연속 난방을 하는 겨울철에는 자연발화 위험성이 특히 높아진다.

침대 위에 놓고 쓰는 경우에도 전기장판과 함께 사용한다면 과열이나 합선이 없어도 불이 날 위험이 있다고 백 소방위를 설명했다.

백 소방위는 '최근 몇년 새 천연 라텍스 매트릭스 인기가 높지만 화재 위험은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며 '제조'판매업체가 천연 라텍스의 자연발화성을 충분히 알리고, 소비자도 이를 인식해 안전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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