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통합 위해 모든 것 버리겠다는 지도자 나와야 한다"
(이슈타임)이갑수 기자=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출마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5일 방한 첫날 제주의 한 호텔에서 열린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연말 임기 종료일을 언급하며 "유엔 사무총장에서 돌아오면 국민으로서 역할을 더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 총장은 "국가(한국)가 너무 분열돼 있다. 대통합을 선언하고 국가 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으로서의 역할"과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지도자"라는 발언들은, 자신이 퇴임 후 "국민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모든 것을 버리는 지도자"가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도 가능하다. 특히 올해 임기가 끝나는 반 총장은 끊임없이 제기돼온 대선 출마설에 그동안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애매한 태도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퇴임을 약 6개월, 대선을 약 1년6개월 앞둔 시점에서 나온 이날 발언은 더욱 파장이 컸다. 반 총장은 "정치 지도자들이 국가통합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당리(party interest)로 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정쟁"이라고 지적하고 한국 정치판의 분열상에 "창피하다"는 발언까지 하며 정치행태에 대해서도 비판적 발언을 쏟아냈다. 게다가 "반기문 대망론"이 국내에서 거론되고 있음을 직접 언급하며 "(내게) 기대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겠다"며 대권 도전 가능성을 활짝 여는 발언들을 거침없이 이어갔다. 반 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갑작스럽게 불거짐에 따라 야권 쪽에 기울어진 대권 구도도 출렁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반 총장이 여권 주자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는 점에서, 현재 대권 주자들의 지지율 부진에 시달려온 새누리당은 반 총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하고 있다. 반 총장이 야권행을 택할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지만 실제 야권에서는 그를 여권 주자로 보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야권은 반 총장이 대권 경쟁에 뛰어들면 현재까지 야권에 유리하게 진행돼온 판세가 이전까지와 전혀 다르게 뒤집힐 수도 있다고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야권은 이미 "문재인-안철수" 양측으로 분열된 채 대선 정국에 들어서게 된데다,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을 중심으로 한 제4지대 신당론까지 부상하는 민감한 상황이어서, 반 총장의 대권 레이스 합류가 야권의 정계 개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반 총장이 여권의 대권 주자로 자리를 잡는다면, 야권 주자들의 경쟁에서도 누가 반 총장에 맞설 것이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야권에서는 반기문 카드에 파괴력이 없다며 일찌감치 "평가절하"에 나서는 의견도 있다. 외무 공무원 출신인 그가 검증의 파고를 넘을 내공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야권 관계자는 "아직 평가받을만한 일을 한 적도 없고, 검증을 받아본 적도 없는 사람 아니냐"면서 "여러 평범한 주자 중 하나로 본다"고 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출모를 시사하는 발언들을 쏟아냈다.[사진=YT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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