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 운전기사, 휴가 나온 군인 무료로 태워줬다가 '여혐 논란'

박혜성 / 기사승인 : 2016-09-19 14: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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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기사, 악플 못이겨 게시글 삭제·커뮤니티 탈퇴
휴가 나온 군인을 무료로 태워준 버스기사가 여혐 논란에 휩싸였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슈타임)김대일 기자=추석 연휴 기간 중 휴가 나온 군인을 보조석에 태워 누리꾼들에게 찬사를 받았던 고속버스 운전기사가 '여혐' 논란에 휩싸였다.

자신을 고속버스 운전기사라고 소개한 한 누리꾼은 지난 1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뿐이다 군인양반'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게시글에 따르면 해당 버스기사는 출발 10분 전 자신의 버스 앞에서 서성이는 육군 병사 한 명을 발견했다.

그 군인은 할머니가 위독해 청원휴가를 냈지만 버스 표가 매진돼 집에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기사는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병사를 보조석에 앉게 했다.

이러한 사연을 소개하며 기사는 댓글을 통해 '전투화에 흙이 묻어 있어서 태워줬다. 급하게 나온 게 느껴졌다'고 덧붙였고,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일제히 버스기사에게 찬사를 보냈다.

그런데 지난 18일 해당 버스 기사는 이전에 올린 글을 삭제하고 '버스기사입니다..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악플도 많고 여혐이니 뭐니, 여자였으면 안태워줬니 뭐니, 왜 돈을 안 받고 태워줬니 쪽지 그만들 보내라'고 말했다.

일부 누리꾼들이 남성 군인을 무료로 태워준 것에 대해 '남녀 차별'이라고 문제를 제기하며 악플이 적힌 쪽지를 무차별적으로 보냈다는 것이다.

예상치 못한 악플에 크게 당황한 기사는 '내가 잘못했다. 이제는 원리원칙대로 행동하겠다'면서도 '다시 이런 일이 생겨도 나는 또 태울 거다. 대신 그냥 조용히 태울 것'이라고 말하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사과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좋은 일을 해도 트집 잡아 욕한다', '응원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며 기사를 옹호했지만, 기사는 결국 사과글마저 삭제하며 해당 커뮤니티를 탈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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