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할인점 공용 탈의실 몰카…절도범 잡겠다고?

정준기 / 기사승인 : 2017-08-19 15:51:32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도난사건 때문에 설치했는데 뭐가 문제냐" 적반하장
부산의 한 대형할인점 탈의실에서 몰카가 발견됐다.[사진=연합뉴스]


부산의 한 대형할인점 탈의실에 몰래카메라가 발견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5월 부산의 한 대형할인점에서 주차관리요원으로 일하는 A(19) 씨는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다 깜짝 놀랐다.


캐비닛 틈으로 깜박거리는 수상한 불빛을 발견한 것이다.


캐비닛을 열자 차량용 블랙박스가 탈의실을 녹화하고 있었다.


남녀직원 30명이 휴식하고 탈의하는 공용 시설이었기에 그는 동료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대형할인점 용역업체 소속 주차보안 팀장은 적반하장으로 "최근 도난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해 몰카 설치를 지시했는데 무엇이 문제가 되느냐"고 A 씨를 나무랐다.


이에 A 씨는 경찰에 신고하고 회사를 그만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몰카로 사용된 블랙박스를 확인한 결과 2시간30분가량 녹화된 영상에는 직원 7명이 유니폼을 갈아입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 있었다.


이 마트에서 주차정산 직원으로 일하는 20대 여성 B 씨도 같은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고 마트를 관뒀다.


B 씨는 "내가 옷 갈아입는 장면이 카메라에 찍혔다고 생각하니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며 "잠금장치도 없는 캐비닛을 두고 왜 몰카를 설치해 절도범을 잡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당 팀장은 "직원들이 쉬는 공간에서 도난 사건이 자주 발생해 몰카 설치를 지시했고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마트 용역업체는 사건이 발생하고 한달이 지난 뒤 해당 팀장을 다른 매장으로 발령 냈다.


경찰 관계자는 "의도가 어떻든 공용으로 사용하는 공간에 아무런 고지 없이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은 피해자들이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으므로 처벌 대상"이라고 밝혔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몰카 설치를 지시한 팀장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저작권자ⓒ 프레스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